[배지헌의 브러시백] ‘넥벤져스’ 빠진 자리, 젊은 영웅들이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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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뉴스]
 
타노스가 핑거 스냅이라도 튕긴 것일까. 올 시즌을 앞두고 큰 기대를 모았던 ‘넥벤져스’ 멤버들이 1군 경기에서 모습을 감췄다.
 
가장 먼저 주장 서건창이 오른쪽 정강이 부상으로 4월 1일부터 엔트리에서 사라졌다. 이어 ‘거포’ 박병호마저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4월 13일부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여기다 3루수 김민성마저 발뒤꿈치 통증으로 5월 들어 정상 출전하지 못하는 상태다. 
 
주력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과 함께 팀 성적도 내리막을 탔다. 서건창-박병호가 빠진 4월 한달간 넥센의 팀 성적은 9승 16패로 월간 9위. 팀 득점은 93점으로 NC(80점)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4월 팀 홈런도 19개로 월간 꼴찌 NC(18개)와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18일 NC전에선 선발 최원태가 퍼펙트에 가까운 역투를 했음에도 타선이 2안타 무득점에 그쳐 0-1로 졌다. 4월 25경기 중에 2득점 이하에 그친 경기만 무려 10차례. 완봉패 경기도 세 차례나 되는 등, 전혀 넥센답지 않은 경기가 이어졌다.
 
답답했던 넥센 공격은 4월 말이 돼서야 조금씩 활기를 찾았다. 젊은 야수들을 과감하게 1군에 올려 기용하면서 타선에 활로가 생겼다. 김규민, 김혜성, 송성문 등 젊은 야수들이 기존 주전의 빈 자리를 채우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1루수 김규민이다. 김규민은 콜업 당일인 4월 28일부터 5월 11일까지 11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에 불이 붙었다. 그 사이 멀티히트 경기만 6차례, 3안타 이상 경기도 두 차례나 펼쳤다. 시즌 성적은 타율 0.413에 장타율 0.543, 1홈런 9타점이나 된다. 
 
5월 4일 라인업에 합류한 송성문도 6경기 중에 3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타율 0.364에 5타점으로 활력소가 되고 있다. 2루수 김혜성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을 한때 2할대 중반까지 끌어 올리는 등 서서히 1군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김규민이 1군에 올라온 4월 28일 이후 넥센은 11경기 6승 5패, 이 기간 88득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두 자릿수 득점 경기도 다섯 차례. 5월 3일 NC전부터 5일 KT전까지는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타선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김규민 “작년 1군 경험, 올 시즌 큰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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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에서 젊은 선수들의 1군 활약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당장 지난 시즌만 해도 넥센은 김규민, 송성문은 지난해에도 시즌 중에 올라와 깜짝 활약을 펼쳐 강한 인상을 심었다. 
 
김규민은 작년 5월 1군에서 15경기 타율 0.33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송성문도 데뷔 첫 선발 출전(4월 27일 두산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상무에 입대한 김웅빈도 작년 전반기를 3할 가까운 타율(0.290)으로 마감하며 타격 재능을 발휘한 바 있다. 시즌 막판 올라온 김혜성은 안정적인 수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규민은 지난해 1군 무대를 경험한 게 올 시즌 활약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는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그 경험에서 많이 배웠다”며 “지금의 감이 시즌 끝까지만 계속 간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혜성도 “작년보다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조금은 적응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역시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며 젊은 선수들의 활약 비결을 분석했다. “1군에 올라왔다 금방 다시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심리적으로 한결 안정된 것 같다. 자기 것을 보여줄 기회가 주어지고, 결과가 좋다 보니 선수들이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다.” 강 코치의 말이다.
 
강 코치는 젊은 선수들이 예년과 비교해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고 했다. 강 코치는 “시즌 중에 기술적인 변화를 주진 않는다”며 “첫번째는 경험이다. 또 선수들마다 각자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고, 자신의 장점을 자신있게 발휘할 수 있게끔 돕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젊은 선수들이 함께 1군에서 뛰면서 얻는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다. 김혜성은 “동료들이 다들 잘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고 했다. 김규민도 “혜성이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의지를 많이 한다”고 했다. 
 
젊은 선수 활약+부상 선수 복귀=더 강한 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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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넥센은 주력 선수가 빠졌을 때 외부 영입으로 해결하는 대신, 과감하게 신예를 발탁해 성공을 거뒀다. 강정호가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넥센은 신인급인 김하성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해 스타로 만들었다. 지난해 주전 외야수로 점찍은 임병욱이 부상으로 빠지자, 신인 이정후를 기용했고 모두가 아는 결과로 이어졌다. 
 
넥센 관계자는 “선수가 없으면 새로 키우면 된다는 게 우리 구단의 기조”라고 했다. “이정후와 임병욱이 좋은 예다. 작년 임병욱이 빠졌을 때 장정석 감독이 과감하게 이정후에 기회를 주면서 신인왕이 탄생했다. 올해는 임병욱이 돌아와 선의의 경쟁 속에 둘 다 주전 외야수로 뛰고 있다. 또 하나의 선수를 얻은 셈이다.” 이 관계자의 말이다.
 
넥센 관계자는 “부상으로 빠진 선수는 언젠가는 돌아오게 되어 있다. 선수가 빠진 사이 새로운 선수를 키워 놓으면, 부상 선수가 돌아왔을 때 더욱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김규민도 “부상으로 빠진 형들이 돌아오면 우리 팀이 더 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규민은 “시작하자마자 바로 1군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보통 백업으로 시작해서 한 두 경기에서 기회를 잡아 주전으로 도약한다. 계속 잘하다 보면 내게도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왕 시작한 야구, 1군에서 이름 날리는 선배들처럼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강정호가 미국으로 떠난 뒤에도, 박병호가 떠난 뒤에도 넥센은 변함없이 강팀이었다. 기존 선수가 떠난 빈 자리엔 어김없이 새 얼굴이 등장해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했다. 올해도 ‘넥벤져스’가 자릴 비운 동안, 젊은 영웅들이 하나둘씩 자라나고 있다. 이래야 넥센답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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